청도혁신센터 ‘2025 경북-청도 소통협력주간 : 국제 사회혁신 포럼 in 청도’ 성공적 개최

경북시민재단이 운영하는 청도혁신센터(센터장 우장한)는 지난 13일 행정안전부, 경상북도, 청도군과 공동 주최·주관하고 청도 사회적기업 다로리인이 실행을 맡은 ‘2025 경북-청도 소통협력주간 : 지속가능포럼 - 국제 사회혁신 포럼 in 청도’를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이번 포럼은 동아시아 지역의 체인지메이커와 사회혁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회적 가치 창출과 지속가능한 로컬 비즈니스가 균형을 이루는 로컬 임팩트 생태계 조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의 문을 연 청도혁신센터 우장한 센터장은 이번 포럼이 청도군을 하나의 ‘경영 모델’로 재정의하고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지는 공동체 경제를 통해 지역 내부의 선순환과 외부 확장을 동시에 도모하고자 기획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탈리아 트렌토 지역의 3단계 협동조합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자본의 집중이 아닌 사람과 연대를 기반으로 규모화와 경쟁력을 확보하는 로컬 비즈니스 전략을 제시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의 김정태 대표는 복잡한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리 기업의 자본력과 비영리 조직의 신뢰 구축 능력을 결합하는 ‘블렌딩(Blending)’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해외 사회혁신 사례를 통해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사람을 연결하는 구조적 설계가 지역 경제의 경쟁력과 확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제시했다.

첫 번째 주제 발표에서 임팩트 허브 타이베이(Impact Hub Taipei)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책임자인 올리버 창은 대만이 정부의 하향식 정책 지원과 민간 혁신가들의 상향식 실행을 결합한 협력 모델을 구축해 단순한 ‘사회적 기업’ 육성을 넘어 지역 활성화를 포함한 포괄적인 ‘사회 혁신’ 생태계로 확장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재정 안정성 확보 등의 과제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정부와 기업,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가 긴밀히 정렬돼 협력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임팩트가 창출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케이 에릭슨은 세계적인 사회혁신 전문 매거진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의 일본 지역 커뮤니티 퍼실리테이터다. 에릭슨은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가 하나의 완벽한 해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주체들이 공통 의제·공유된 측정·상호 강화 활동·지속적 소통·중추 조직, 그리고 형평성을 기반으로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적 협력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팬 플랫폼(Japan Platform)의 재난 구호 전략, 코도모 타쿠쇼쿠(Kodomo Takushoku)와 같은 지역 식사 지원 모델 등 여러 조직이 역할을 나눠 수행하는 집단적 영향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컬렉티브 임팩트의 출발점이 커뮤니티의 신뢰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연사 린콴팅은 극작가이자 연극 컨설턴트로, 지역의 문화·산업·사람을 연결하는 설계가 로컬 혁신의 경쟁력을 결정하며 지역 고유의 맥락을 존중하는 접근이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의 데뷔 연극 ‘망고나무 만세’는 세대 갈등을 겪는 아버지와 아들을 통해 대만의 역사와 사회 현실을 조명했으며, 이후 세대와 국경을 넘어 공감대를 형성했다. 린콴팅은 타이베이의 망고나무 아래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한국과 같은 국제 쇼케이스로 확장된 여정이 ‘로컬이 새로운 글로벌’임을 증명한다며, 빈 공간 어디서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지역에 뿌리내린 연극이야말로 진정으로 국제적인 연극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네 번째 발표자인 아르카스 EOM(ARKAS EOM)의 창립 파트너이자 수석 임원인 세바스찬 구안은 식품 기업 마스(Mars)에서 출발한 ‘상호성의 경제학(Economics of Mutuality, EOM)’을 소개하며 단기 이익이 아니라 사람·지구·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상호 가치 창출을 비즈니스의 중심에 두고 인내 자본과 동반자형 지원(공동 운전자 프로그램)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임팩트 투자 방식을 제시했다. 또한 한국의 기술 역량과 새마을 운동의 유산을 결합해 ‘새마을 운동 5.0’이라는 생태계 현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다섯 번째 연사로 나선 폴리폴리 엔터프라이즈(PoliPoli Enterprise)의 정책 펀드 디렉터인 유카타 아이자와는 성공한 스타트업의 기부금을 모아 정책 제안 및 지방정부의 사회 실험을 지원하는 ‘정책 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정책 펀드를 통한 실험이 성공하면 지방정부의 공식 사업으로 편입시키는 모델을 ‘정책 IPO’라고 설명했다. 정책 IPO는 행정이 처음부터 예산을 들이기 어려운 돌봄·아동·복지 등 영역에서 민간 기부로 빠르게 실험하고, 효과가 검증되면 정책으로 승격시키는 방식으로 현재 일본 9개 도시와 함께 실행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모델을 통해 ‘도시에서 지방으로’가 아니라 ‘로컬에서 로컬로(Local to Local)’ 지식과 정책 모델이 확산되기를 바라며, 한국 등 다른 지역에서도 함께 실험해 보자고 제안했다.

여섯 번째 발표에서 앤디 창은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주거를 단순한 공간 제공이 아닌 커뮤니티와 성장의 기반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는 빌리브 인 넥스트 제너레이션 협회(Believe in Next Generation Association)는 방치된 군인 주택을 리모델링해 청년을 위한 사회 실험 공간이자 사회주택으로 만들고, 커뮤니티 재생·청년 역량 강화·글로벌 연대를 세 축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큰 기술이나 자본보다 공간·신뢰·기회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청년을 지원 대상이 아닌 변화를 만드는 주체로 바라보는 이런 실험이 다른 지역과 나라로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 주제 발표자인 시그널케어의 양동섭 대표는 지속가능한 로컬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역 안에서 건강·돌봄·기술이 분절되지 않고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끄는 시그널케어는 청도에서 시작한 로컬기업으로, 농업·식품 부산물을 미생물 발효 기술로 사료 대체 원료로 전환해 사료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제로 웨이스트에 가까운 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이 모델을 국내는 물론 인도네시아·동남아의 팜유·사탕수수 부산물까지 확장하며 환경 문제 해결과 지역 일자리 창출, 순환 경제 구축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양 대표는 지역에서 출발해 지역에 환원하며, 세계 시장에서도 식량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세상을 살리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청도혁신센터는 2025년 한 해 동안 여러 차례의 포럼과 워크숍을 통해 경북-청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광역 거버넌스 구축과 로컬 혁신 의제 발굴, 국내외 사례 공유를 추진해 왔다. 이번 국제 사회혁신 포럼은 그 여정을 마무리하는 자리로, 지역 공동체와 청년이 주체가 되는 문제 해결과 국제적 연대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됐다. 포럼 참여자들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파트너십과 장기적 연결을 형성하기 위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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