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해남에 드디어 철도시대가 열렸다. 전남 서남해안 권역을 연결하는 보성∼목포 철도가 27일 개통되며, 해남군은 사통팔달 교통망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게 됐다.
이날 신설된 해남역에서는 철도 개통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오전 8시 2분 목포역을 출발해 31분 만에 도착한 새마을호 첫 방문객에게 꽃다발이 증정됐으며, 오전 7시 48분 부산에서 출발해 낮 12시 25분 해남에 도착한 남도해양관광열차(S-train) 단체여행객도 환영을 받았다. 이들은 해남군이 마련한 ‘열차타고 코리아둘레길 걷기 여행’에 참가해 1박 2일 동안 서해랑길 트레킹 프로그램을 즐길 예정이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오신 관광객들을 해남역에서 직접 맞이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기차를 통해 영호남, 나아가 전국을 잇는 땅끝 해남의 새로운 관광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성∼목포 철도 건설사업은 신보성역에서 목포 임성리역까지 82.5㎞ 구간을 신설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 총사업비 1조 6,459억 원이 투입됐다. 이번 개통으로 남해안권 철도망이 완성되면서 서울·부산 등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다. 목포∼부전(부산) 구간은 기존 광주 송정역 경유 대비 2시간 이상 단축됐으며, 목포∼보성 구간은 150분에서 65분으로 크게 줄었다.
운행은 목포∼부전 구간 새마을호·무궁화호 하루 4회(각 2회), 목포∼순천 구간은 하루 8회(새마을호 2회, 무궁화호 6회) 이뤄진다. 또한 오는 2030년경 광주송정∼보성∼순천 전철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목포에서 부산까지 KTX-이음 운행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구간에는 신보성역, 장동역, 전남장흥역, 강진역, 해남역, 영암역 등 6개 역사가 신설됐다. 해남역은 계곡면 반계리에 지상 1층, 연면적 660㎡ 규모로 지어졌으며, 무인 자동 시스템을 통해 강진역에서 원격 운영된다. 해남군은 관광해설사 파견 등으로 초기 이용객 편의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군은 기차 운행 시간에 맞춰 해남역과 해남읍 버스터미널을 잇는 직통버스와 농어촌버스를 배치해 교통 편의를 높인다.
군 관계자는 “해남 철도 개설은 주민 이동권 강화뿐 아니라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시작점인 땅끝 해남에서 국토의 모든 길이 뻗어나가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만큼, 국가균형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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